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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다니요, 오히려 배우러 갑니다"

samsungshi 2011. 10. 10. 17:18

일제강점기에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린 나이에 결혼해 조그만 어촌 마을에서 평생을 보낸 할머니들이 계십니다. 

배움의 기회 없이 노년을 맞이한 그 분들을 위해 한글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거제조선소 품질보증그룹 선체품질보증파트의 오렌지봉사단. 60여 명의 부서원들로 구성된 이 봉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거제시 사등면 가조도 논골마을을 찾고 있습니다.

거제시로부터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글공부방을 운영한 지 어느 덧 1년이 흘렀습니다.

7명 학생들의 평균 나이는 70세를 훌쩍 넘겼습니다. 고령인데다가 늦은 시간에 수업을 하다보니 초창기에는 수업이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맞춤식 눈높이 교육카드'를 만들어 개인별 학습량부터 성격, 건강상태까지 꼼꼼히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수업 진행도 수월해지고, 서로 간에 친밀도도 훨씬 높아졌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르신들의 욕구와 성취도를 고려해 1대1 맞춤식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책 읽기와 글쓰기가 가능한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글을 깨우치는 것 보다 더 할머니들을 기쁘게 하는 것은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매주 손자 손녀가 찾아오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새로운 것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도 좋지만 젊은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행복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이 봉사단은 준비해간 다과는 물론, 파전, 자장면 등을 함께 먹으며 밤이 깊도록 어르신들과 이야기 꽃을 피운다네요. 어르신들도 정성스레 말린 멸치와 직접 재배한 채소를 챙겨 주며 정을 키운다고요.

한글공부방에 참여하는 한 직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남들은 우리가 가르친다고는 할지 모르지만, 도리어 우리가 어르신들의 풍부한 인생경험과 지혜를 배우고 옵니다. 앞으로도 손주이자 말벗으로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