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랑 살 것인가? 애인이랑 살 것인가?

Enjoy 라이프 2017.02.13 14:54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 입니다.

연인들끼리 선물이나 주고 받는

이제는 다소 상업적인 느낌만을 풍기는 기념일이지만

오늘은 '해로(偕老)하고 있는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밸런타인데이 전 날 '부부의 의미'를 되짚어 볼까 합니다.

 

 


올해로 85년째 함께하고 있는 미국의 최장수 부부가 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부부가 꼽은 사랑의 비결은 뭘까요?

1932년 17살 앤은 자신보다 20살이나 많은 남성에게 시집 보내려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동네 오빠 존과 함께 뉴욕에서 가정을 꾸렸습니다.

부부는 식료품점을 운영하면서 어려울수록 서로에게 의지하고

자녀 5명을 낳아 길렀고, 어느덧 손주 14명에 증손주 16명까지 두었습니다.

 

"결혼은 현실이다"

85년을 살아 온 부부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입니다.

 

"결혼 생활이 마냥 알콩달콩하지는 않아요.

서로 살아가는 방식, 서로 다른 부분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지만 이들 부부가 밝힌 긴 결혼 생활에 대한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상대에 대한 인정과 헌신' 입니다.

 

85년간 함께 살고 있는 부부의 조언입니다.

 

1.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라.

배우자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미친 것이다."

2. "자기가 버는 수입 안에서 써라.

과소비는 가정파탄의 빌미가 될 수 있다"

3. "아내를 보스처럼 섬겨라.

상대를 높이고 경청하면 결혼생활이 행복하다."

 


사랑의 감정을 다스리는 뇌세포는

2년 후에 없어진다고 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진다면

그 이후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될까요?

 

OECD 국가들 중 이혼율이 높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이혼의 가장 큰 이유를

'성격차이' 라고 규정하는데요.

오랫동안 함께 산 부부들도 성격차이는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누구는 잘 살고, 누구는 이혼하는 이유

그것은 '성격차이' 보다는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합니다.

 

부부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잘못된 의사소통의 예를 한 번 보실까요?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

이런 식의 대화 패턴을 자주 이어가다 보면

결국 이혼 이야기가 거론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부부라도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예의를 지켜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부부들이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기 한 부부가 있습니다.

농촌 대가족의 장남과 결혼한 부인은 장남과 맏며느리로서

부모와 형제를 부양하며 살았습니다.

대가족을 부양하는 일은 부인에게 만만치 않은 일이었고,

가족이 아니라 머슴으로 들어온 것 같다는 생각에

긴 세월동안 남편에게 쌓인 불만이 대단했습니다.

 

"살아 온 과정이 나에게는 정말 지옥 같은 삶이었어요.

죽고 싶었어요. 되돌아 가고 싶지 않아요."

 

무뚝뚝한 남편은 아내와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날이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러던 중 일생동안 농사일로 중노동을 해 온 남편의 몸에

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왔는데 이제는

가족들에게 소외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자신만큼 힘든 삶을 살았을 아내의 상처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소한 것 때문에 싸우고 산 시간들이

후회스럽고 너무나 미안하다는 남편.

남편과 아내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 주말마다 데이트를 한다고 합니다.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는 아내는 말합니다.

 

"부부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 해야 하고 노력해야 해요.

지금이 내가 살아온 중에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나는 남편밖에 없고 남편도 나밖에 없어요.

서로 안됐다는 측은지심이 있는 거예요."


위의 부부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리나라 50세 이상의

부부들을 조사한 결과 '측은지심'이

부부가 오랜세월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답변했는데요.

 

긴 세월동안 서로에게 쌓인 불만도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저 사람도 나와 살며 자식 키우고 고생했지' 라는

측은지심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 부부상담 사례중에도 '측은지심'이 통한 사례가 있습니다.

아내는 올빼미형, 남편은 아침형으로

오랜시간 서로 다른 패턴으로 살아 온 50대 부부가 있습니다.

상담사는 '아침에 잠을 자는 아내를 측은히 여기고 잘 자라며

마사지를 해주세요.' 라고 솔루션을 내렸고,

남편은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이 처방을 따랐습니다.

마사지 한 달 후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남편의 마사지에 감동한 아내가 잠자는 습관을 바꾸었고,

지금은 마사지 가족이 되어 아내가 남편을, 딸이 아버지를

마사지 해주는 등 화목한 가정이 된 것이죠.

 

'연민'은 인간이 가진 여러 좋은 감정 중

가장 고귀한 감정이라고 합니다.

부부에게 연민은 단순히 서로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서로 동행하면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입니다.

 

어느 시인이 게재한 칼럼이 인상 깊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남편을 가구에 비유했는데요.

반대로 아내를 가구에 비유해도 와 닿을 내용이라

칼럼 일부분을 반장님들께 소개해 드립니다.

 

"가구와 남편의 공통점이라면 한 번 잘못 고르면 평생을 고생하고,

또 없으면 아쉽다는 것이다. <중략>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젊은 시절 먹고 살기 바빠 함께하지 못한 시간에 대한 보상과

측은지심으로 이어진다면 한결 노후가 여유롭고 평화로울 것이다.

봄볕에 나무들이 한껏 물이 오르고 마을 입구를 볼 때마다

잘 늙은 나무 한 그루가 수호신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다.

사람의 신체에만 생로병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도 생로병사가 있어 함부로 대하면 상하는 것은

세상 사는 순리이고 이치이다.

봄은 왔다가 또 그렇게 가는 것. 부디 평안하시라"

 

- 황숙자 시인 '봄날, 안부' -

 

 

 

Posted by samsung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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