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이야기]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의 진화(進化)
컨테이너선(Container Carrier)은 컨테이너를 수송하기 위한 전용 선창을 갖추고 있는 선박으로, 그 크기는 적재할 수 있는 20ft(길이: 6.1m / 폭: 2.4m / 높이: 2.6m) 컨테이너의 개수(TEU : Twenty foot Equivalent Unit)로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20ft 짜리의 컨테이너 10,000개를 실을 수 있다고 하면 10,000TEU라고 나타내는 것이죠.
컨테이너선은 1957년 미국 씨랜드(Sea Land)社가 푸에르토리코 항로에 취항시킨 것이 최초이며, 1960년대에 1,000TEU급이 등장한 이후 지금은 20,000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으로 그 크기가 점점 대형화 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선이 이렇게 대형화 되는 이유는 바로 '규모의 경제'에 있습니다. 선박이 클수록 컨테이너를 그 만큼 많이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선박 2척을 움직이는 것 보다 큰 선박 1척이 비용면에서 이익이라는 것이죠.
그럼,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를 이끌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컨테이너선은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살펴볼까요?
아래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1988년에 건조한 2,670TEU급 컨테이너선입니다.
당시에는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2,000~3,000TEU급의 파나막스선이 주력선종으로서,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은 길이 294.1m이하, 폭은 32.3m이하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 1988년 건조한 2,670TEU급 컨테이너선
하지만 1990년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4,400~5,000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해운사들의 대형 컨테이너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중공업은 5,000TEU가 주종을 이루던 1999년에 세계 최초로 6,200TEU급을 개발했습니다.
이후 2000년 7,700TEU, 2002년 8,100TEU를 연이어 개발하며 더 많은 컨테이너를 싣고, 더 빠른 속도로 운항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으로 시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2003년에는 세계 최대크기인 9,6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당시 컨테이너선 최대 기록을 경신하기도 하였습니다. 길이는 334m에 달하며, 25노트(시속 약 46km)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컨테이너선으로, 갑판위에 7단, 화물창에 10단까지 컨테이너 적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2004년에는 12,000TEU급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하며, 1999년 6,200TEU급 개발 이후 불과 5년만에 컨테이너선의 적재량을 2배로 늘렸습니다. 한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8,100TEU급 컨테이너선인 'CSCL EUROPE호'는 그 해 미국의 마리타임레포터, 마린로그와 영국의 네이벌 아키텍트 등 세계 3대 조선전문지로부터 「올해의 최우수 선박」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 2004년 건조한 8,500TEU급 컨테이너선
▶ 2005년 건조한 9,200TEU급 컨테이너선
2006년에는 13,8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데 이어, 2007년에는 16,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개발하였습니다. 16,000TEU급 컨테이너선은 그 길이만도 무려 축구장 4배 크기에 해당하는 380m로, 327m 높이의 에펠탑 보다도 53m나 더 긴 초대형 선박입니다.
이는 삼성중공업 대덕연구센터에서 파도와 무게 등의 조건을 변화시켜 가며 2년여에 걸친 테스트 끝에 개발 완료한 것으로, 기관실과 조타실을 배 뒷부분에 설치하던 기존의 컨테이너선과 달리 조타실은 배 중간, 기관실은 배 뒷부분에 배치하는 새로운 선형을 채택하는 등 설비배치 최적화를 통해 운항효율을 10%이상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 2008년 건조한 13,300TEU급 컨테이너선
▶ 2015년 건조한 17,500TEU급 컨테이너선
지난해 3월 日 MOL社로 부터 20,1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홍콩 OOCL社로부터 21,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9억 5000만 달러에 수주하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수주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 치웠습니다!!
▶ 2015년 수주한 21,100TEU급 컨테이너선 조감도
삼성중공업은 대덕연구센터에 보유한 예인수조와 공동수조 등 각종 시험설비를 바탕으로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는 물론이고, 선박 운항계획에 최적화된 선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는데요.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400m, 폭 58.8m으로 앞서 수주한 20,100TEU급 선박과 크기는 동일합니다만 선상에 컨테이너 1단을 추가로 적재하도록 설계함으로써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000개를 더 실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이 선박에는 독자 개발한 프로펠러와 러더 벌브, 스테이터 등 각종 에너지 절감장치(ESD) 등이 장착될 예정입니다.
어떠신가요??? 삼성중공업이 만든 컨테이너선의 진화를 한 눈에 확인하실 수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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