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6~17일 영삼성 대학생 기자단이 거제조선소를 방문했습니다.
더운날이었지만, 조선소 곳곳을 누비며 선박에 대해 배워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
컨테이너선에 승선도 해보고, 먼저 입사한 선배들도 만나 인터뷰도 했다고 하는데요.
영삼성 기자가 파헤쳐 본 삼성중공업, 「말랑말랑한 SHI이야기」에서도 만나보시죠~!
* 영삼성닷컴
: http://www.youngsamsung.com/mysamsung.do?cmd=view&seq=2364&tid=355&mid=239&btype=&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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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없는 대한민국 1등 효자상품 - 조선해양의 최강자, 삼성중공업
어느 덧 8월 말, 이제 하반기 공채시즌이 슬슬 시작될 참입니다.
졸업예정자인 의현과 중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속에서 원하는 대로 기업을 골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취업준비생이라면 가고 싶은 기업과 업종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해 보기 마련인데요.
고민을 거듭하고 있던 둘은 우연한 기회에 생각지도 못했던 기업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동안 잘 모르고 있던 대한민국 최고의 효자상품 조선해양 사업.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에서 제대로 알아보았습니다.
거제 조선소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거제 조선소를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축소 모형!
77년 삼성그룹이 이 곳에 있던 작은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성장한 거제 조선소는 현재 400만㎡(약 120만평)의 규모의,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총 8개의 도크(dock: 선박을 건조하는 시설)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24척을 계류시킬 수 있습니다. (도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추후에 현장에서 직접 보여드리며 말씀 드리겠습니다)
애걔, 겨우 24척? 하시는 분들? 컨테이너 선의 길이가 보통 300m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해 주세요. 이건 휴대폰이나 자동차가 아니랍니다. 이렇게 말씀 드려도 그냥 수치로 들었을 때는 감이 잘 오지 않을 텐데요. 곧 공개할 실물 배 사진을 보면 24척이 엄청난 규모라는 것을 자연스레 느끼실 겁니다.
본관에 위치한 실내 전시실에서 다양한 선박과 해양 구조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500분의 1 혹은 100분의 1 정도 크기로 축소된 정교된 모형을 앞에 두고 설명을 들어 이 쪽에 있어 문외한인 저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쓰이는 용어 자체는 생소해서 몇 번씩 되물어야 했지만요.
전시실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가장 큰 규모로 자리 잡고 있는 이 모형선! 바로 드릴십(Drill Ship)입니다. 해양플랜트에 강한 삼성 중공업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이죠 (전세계 시장점유율 48%!)
육지와 연근해의 원유가 고갈되어 감에 따라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심해저 유전! 드릴십은 해저 유전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시추장비를 가지고 있는 해양 플랜트 입니다. 한번 먼 바다로 나간 드릴십이 기상조건의 악화로 인해 인근해로 피신을 해야 할 때 드는 손해는 막대한데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바닥의 프로펠러(트러스터)가 플랜트가 안정적으로 바다에 부유하게 만들어 보다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탐사·시추를 가능하게 합니다.
드릴십은 선박 건조부터 시추까지,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입니다.
계약 착수금도 세고(!) 이익이 많이 남아 조선업계의 드림십(dream ship)으로도 불리기도 합니다. 삼성중공업은 2008년 드릴십 역사상 최고가인 9억4천2백만달러에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을 수주한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 중공업은 무조건 더 크고 더 빠른 선박을 만드는 데만 몰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선박이란 것은 필연적으로 생태의 보고인 ‘바다’와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죠. 그런 면에서 ‘친환경’은 선박 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거제 조선소는 세계 3대 규격(ISO 9001품질경영, ISO14001환경경영, OHSAS18001안전보건경영)을 모두 공인 받은 첫 번째 조선소입니다.
선박의 지나다닐 때 내는 엄청난 엔진 소음으로 인해 심해저 생물의 생태계 파괴가 문제로 제기되었는데요. 이에 삼성 중공업은 기술개발을 통해 기존의 소음을 10% 정도 경감시켰다고 합니다.
드릴십과 함께 삼성 중공업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LNG선입니다. 영하 163도에서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든 액화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LNG선 또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삼성 중공업이 압도적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육지에 별도로 천연가스 액화·저장 설비 건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LNG FPSO(액화 천연가스-부유식 저장설비)는 2008년, 역시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작품이랍니다.
삼성 중공업은 동종업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조선에서 해양플랜트 건조로 전환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미 해양 구조물 부문의 매출이 상선을 추월한 상태인데요. 조선소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조선과 해양플랜트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수주에 힘쓰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모형으로 공부를 실컷 해보았으니 이제 현장에서 진짜! 배를 볼 차례입니다.
잠시간의 견학에 지나지 않지만 안전 장비만은 확실하게! 안전경영을 제 1의 원칙으로 삼는 거제 조선소의 준비성이 돋보입니다.
처음 보여드릴 곳은 도크입니다. 이곳이 선박의 대부분을 만드는 주요 장소입니다. 그러나 도크는 8개로 제한이 되어있다는 것! 저 안에서 배를 A to Z,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죠? 그래서 건조 과정의 효율성을 위해 조선소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법은 메가블록공법!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선박은 레고처럼, 규모가 어마어마한 몇 개의 블록으로 만들어져 도크에서 용접으로 합체하는 과정을 거친답니다. 아래 사진이 바로 도크 내부사진인데요. 선박 블록의 합체 과정이 끝나면 도크 안에 물을 채워 배를 바다로 빼내게 됩니다. 바다로 나온 선박은 바로 앞에 설치된 안벽에서 배관,전기 등의 의장 작업을 통해 생명을 부여 받게 되지요.
그럼 오늘 조선소 탐방의 하이라이트, 선박 승선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저희가 오늘 만날 선박(컨테이너선)입니다. 엄청 크죠? 실제로 보면 더 큰데 사진이 그 느낌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는군요 .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시작부터 한참을 올라가 upper deck에 있는 선박 조정실에서 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일수도 있겠지만 오늘날의 선박은 100% 자동화가 이루어져 컴퓨터에 설정만 해 놓으면 알아서 항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정실에 컴퓨터는 많지만 사람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당직만이 있다는 사실!
몇 개월씩 항해하는 대형 컨테이너 선에서 음식물 보관은 선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죠. 음식물 종류마다 방이 하나씩 주어져서 각각의 특성에 맞게 적절한 온도 및 습도를 유지합니다.
엄청난 엔진 소음으로 인해 대화가 힘들었던 지하 엔진실. 엔진은 하나 발전기는 예비 발전기까지 포함하여 총 4개가 있었습니다.
문과생인 저는 고등학교 기술시간에 배웠던 디젤엔진, 가솔린 엔진 관련 지식을 떠올렸던 장소입니다. 원리는 동일하지만 크기 면에서 선박의 실린더는 웬만한 성인보다도 훨씬 컸습니다.
엄청난 소음과 열기가 느껴지는 이 엔진실에서 저희보다 더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업무를 진행 중이신 한 근로자 분. 얼핏 지나칠 수 밖에 없었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진정한 존경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한 시간 남짓 배를 그저 둘러보고 나왔을 뿐인데도 녹초가 된 열운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제 얼굴 전체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보이시나요.
삼성 중공업은 업계 최고 수준인 68%의 생산공정 자동화율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능형 로봇이 용접·청소·검사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산 과정 상의 사소한 오차가 해상에서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박의 특성에 따른 섬세한 작업들에 대해서는 전문 기술자 분들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답니다.
거제 조선소에는 총 28,00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반나절 정도 현장을 ‘구경’하고 나서 넉다운이 된 열운들은 이 곳의 현장 근로자 분들에게 정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반팔 반바지를 입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이 계절에 작업복으로 철벽 무장을 하고 뜨거운 철판 위에서 작업을 진행한다니- 상상만 해도 현기증이 나지 않나요? 현장에서 볼 수 있던 근로자 분들은 더운 날씨에 당연하다는 듯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거제 조선소에서, 저는 예상치 못했던 진짜 ‘노동’의 숭고함까지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답니다. 고작 친구와 만나러 가는 길이 덥다고 투덜댔던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수출의 일등공신. 근사한 선박을 만드는 삼성 거제 조선소. 영삼성 대학생 여러분! 미래의 직장으로써 관심이 생기시나요? (거제 조선소에는 현장 근로자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 공대생만 들어가는 직장은 더욱 아니라는 사실!) 입사 4년 차 엔지니어 분들을 만나 거제도에서 조선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더운 데 고생이 무척 많으십니다. 넓디 넓은 조선소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전재경 사원(이하 전) – 해양플랜트 설계파트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드릴십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다음달이면 제가 입사 후 만든 선박이 4척이 되어요.
양일동 사원(이하 양) – 전 해양플랜트 조립파트에 있습니다. 형과는 달리 특별히 호선을 배정 받아 일을 하지는 않고 모든 플랜트에 관여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로서 수도권과는 상당히 먼 거제시에 취업할 때 고민 같은 건 별로 안 드셨나요? 아무래도 재밌게 놀기 불편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어서요
전 – 전 울산 출신으로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음 고향과 같은 경상도 권 도시라 그런지 그다지 걱정은 들지 않았어요.
양 – 전 근처의 사천시 출신으로 대전에 있는 학교를 졸업했는데요. 고향 근처다 보니까 오히려 편하게 생각되었어요. 또 어디에서 일하는 가보다 나에게 맞는 일을 하는 지의 여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도시가 아니라는 거 자체는 그다지 고민거리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훨씬 쿨하게 거제 생활을 받아들이셨네요! 취업 준비생들에게 거제 조선소 삶의 장•단점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전 – 배 만드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잖아요. 매일매일 크고 작은 문제도 생기고 선주와의 트러블도 겪게 됩니다. 그렇지만 노력한 만큼 문제가 잘 해결되고 내가 참여한 선박이 성공적으로 출항하게 되면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시원 섭섭하죠.
양 – 일단 확실히 여기가 섬이니까 교통은 안 좋은 것 같아요. 또 안전경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고 실제로도 안전하지만 이론적으로 봤을 때 현장에 나가면 머리 위로 몇 십 톤의 철판이 지나다니게 되니 여타 직업에 비해 위험하다고도 볼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분명 서울에 비하면 문화시설이 부족하겠죠? 그렇지만 조선소에서 일한다는 것은 생산 현장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근무임을 뜻해요. 서울의 일반적이 오피스 업무보다 훨씬 액티브 하죠. 자기계발이랄까, 자기가 커가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됩니다. 조선소가 워낙 커서 걸어 다닐 일이 많아 살도 잘 안 찌는 것 같습니다. (웃음). 사실 서울에 문화시설이 많다고 돈이나 시간이 없다면 그거 다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웃음)30분 거리에 있는 멋진 해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거제 라이프 만의 매력이죠.
문과생이 써 본 중공업 파헤치기 기사, 조금은 설득력 있게 들리셨나요?
지금까지 거제 특별기사로 열운 생활에 작별을 고하는 13기 정의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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