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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조선소, 어디까지 가봤니? #2

samsungshi 2013. 11. 1. 18:22

삼성중공업의 창립기념일을 맞아 진행한 페이스북 이벤트에서 행운을 잡은 12학번 동갑내기 김지영(20)·최지원(20) 학생. 두 사람의 거제조선소 견학 두 번째 날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는데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 속으로 초대합니다.

 

"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10월 29일 아침, 거제삼성호텔 로비에서 만난 두 사람의 얼굴은 한결 가벼워 보였습니다. 침대가 크고 푹신해서 꿀잠을 잘 수 있었다나요. 한손에 태블릿을 들고 모닝 커피를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오늘 하루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났습니다. 오늘은 이번 견학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테나마리스(THENAMARIS)사의 LNG선 명명식을 참관하는 날입니다. ^^v 명명식은 수많은 공정을 거쳐 태어난 선박에 이름을 붙이는 행사로서, 조선소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성대하게 열립니다.

오전 10시가 넘어가면서 본관 전체가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선주사 VIP를 접견하는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인데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도우미 뒤에서 침을 꿀~꺽 삼키며 기다리는 두 사람. 이윽고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과 함께 테나마리스사의 VIP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본관 입구에서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친 참석자들은 방명록을 쓰고, 티 타임을 가지며 부지런하게 움직였습니다. 스폰서의 도끼질 연습도 빼놓을 순 없는데요. 스폰서가 도끼로 선박에 연결된 줄을 끊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탄생을 의미합니다. 도끼를 힐끗 쳐다보던 지영 씨가 수줍은 고백을 털어 놓았습니다.

"처음엔 선박을 정박시켜 놓은 굵은 밧줄을 끊는 줄 알았어요. 두 손으로 도끼를 번쩍 들어서 말이죠, 흐흐."

얼굴을 붉히며 엄청난(?) 오해를 털어놓는 지영 씨. 티 타임이 진행될 때, 금도끼 앞에서 슬쩍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습니다.


 

'멋진 여행자(COOL VOYAGER)', 세상에 태어나다

 
참석자들은 본격적인 명명식을 위해 조선소의 한 안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드릴십, 컨테이너선 등이 즐비하게 늘어선 안벽에 내리자 두 사람의 눈이 한층 반짝였습니다. 한켠에는 작은 강의실 크기의 명명식장이 눈에 들어왔는데요. 이동식 세트로 제작된 명명식장은 해상 크레인의 도움으로 안벽을 옮겨 다닙니다. 특히 명명식의 주인공인 그리스 테나마리스사의 160K급 LNG선은 삼성중공업이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3척의 LNG선 중 첫 번째 호선이라 그 의미가 각별했는데요. 이중연료엔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등 각종 친환경 기술이 접목된 선박입니다.

명명식은 그리스와 우리나라의 국가 연주 이후, 박대영 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선주사 사주의 장남인 Ioannis Martinos 씨가 답사를 마치자 선박 건조에 기여한 20명의 우수 직원들에 대한 시상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명명식에 초대된 현장 직원들은 통칭 '불씨맨'으로 불리는데요. 수십 년간 전 세계를 누비게 될 선박의 심장에 불을 지핀 사람들이란 의미입니다.


이 날 명명식의 스폰서로는 테나마리스사 사주의 장녀인 Ioanna Martinou 씨가 나섰습니다. 그녀가 도끼를 내리치는 순간, 뱃머리에선 선박의 이름을 가린 장막이 떨어져 나가며 '쿨 보이저(COOL VOYAGER)'라는 선명을 드러냈습니다. 축하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지영 씨와 지원 씨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열띤 박수를 보냈죠.

 

잊지 못할 '깜짝 선물'

명명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기념촬영이 '쿨 보이저' 호를 배경으로 진행됐습니다. 박대영 사장과 윤영호 조선소장은 미래의 삼성중공업인을 꿈꾸는 두 사람과의 기념촬영에도 선뜻 응했는데요. 내내 쾌활하던 지영 씨와 지원 씨도 이번만큼은 자못 긴장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악수를 나누고 돌아선 두 사람의 발걸음은 더없이 가벼웠는데요. 그 얼굴에선 좋아하던 연예인을 만난 듯한 상기된 표정이 한참동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

"잘 왔다면서 반겨 주셨어요! 악수도 해주시고… 너무 좋아요~ 어떡해!"



기념촬영을 마친 관계자들은 '쿨 보이저' 호에 올랐습니다. Wheel House(조타실)과 CCR(화물조정실, Cargo Control Room), 식당 등 주요 시설들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요. 등산 뺨치는 운동량에 힘들 법도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지친 기색 없이 씩씩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조타실에선 선주사 관계자들이 뱃고동을 울리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빵 빵 빠~앙' 하고 울려 퍼지는 그 소리가 갓 태어난 선박의 울음소리 같았습니다.

 


선박에서 내려온 일행은 식사를 위해 게스트하우스로 이동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선 가벼운 칵테일 파티와 삼성중공업과 테나마리스사 양사 간의 선물 교환, 선주사의 기부금 전달이 이어졌죠. 클래식 연주를 곁들인 식사 시간, 지영 씨와 지원 씨에게 누군가 불쑥 다가와 무언가를 건넸습니다. 박대영 사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액자에 담아 두 사람에게 직접 선물했던 것이죠. 어깨를 토닥여주곤 발걸음을 돌리는 박 사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두 사람의 얼굴에는 다시 한번 열렬한 팬심(?)이 떠올랐습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연신 유리액자를 바라보며 '대박~'을 외치던 그들에게 1박 2일 거제조선소 견학은 어떤 인상을 남겼을까요?

 

"조선소에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꼼꼼한 체계 아래에서 협동한다는 걸 배웠어요. 그동안 막연하게 조선소를 동경해 왔는데, 이제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꼭 삼성중공업에서 근무하고 싶어요!" - 김지영 학생

"어디에서든지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지금은 설계를 처음 배우면서 탁자 위의 컵만 그리는 수준이지만, 언젠가 저도 FLNG같이 거대한 해양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 최지원 학생

명명식을 마친 선박은 드넓은 바다로 나아갔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던 두 사람은 또 어떤 미래를 개척해 나갈까요?

 

☞ [1부 기사보기] 거제조선소, 어디까지 가봤니?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