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바닷가에서 본 큰 선박이 과연 무슨 배인지 궁금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조선이나 해운업종과 무관한 일반인들이 LNG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 쇄빙유조선, 드릴십 등 수 많은 선박을 구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선박들은 몇 가지 특징만 알고 있으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답니다. 소위, 선수(選手)들은 선수(船首)만 봐도 배의 종류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드릴십, 구별하기 가장 쉬운 배
드릴십은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서 12km 땅속의 원유를 시추하는 특수 선박입니다. 특수한 목적의 배 인 만큼 그 형상도 특이한데요. 가장 큰 특징은 배 중간에 커다란 탑이 솟아 있다는 것입니다. 시추 타워죠.
▶ 배 가운데 커다란 시추 타워가 솟아 있는 드릴십
드릴십은 국내 조선사들이 세계 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는 만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앞바다에서 수시로 만날 수 있는데요. 사진에서와 같이 배 중간에 큰 탑이 솟아 있으면 99% 드릴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뾰족한 구상 선수, 컨테이너선과 LNG선
군함이나 경비정을 제외한 화물선의 뱃 머리 아랫부분에 뾰족한 원통이 길게 나와 있다면, 이 배는 십중팔구 컨테이너선이나 LNG선입니다.
이렇게 뾰족하네 나온 부위를 '구상선수'라고 부르는 데요. 구상선수는 배 앞에서 파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배가 운항하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파도와 부딪치도록 해 파도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파도의 저항을 줄여주는 장치인 것이죠.
컨테이너선의 최고 속도가 보통 25노트, LNG선은 20노트로 화물선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운항하기 때문에, 구상선수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 구상선수를 이용해 물살을 헤치고 나가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 LNG선의 구상 선수도 컨테이너선 만큼 길게 나와 있네요
그럼, LNG선과 컨테이너선은 어떻게 구분하냐구요? 컨테이너 박스를 싣고 있으면 컨테이너선, 그렇지 않으면 LNG선입니다.^^
크고 넓게 퍼진 구상 선수, 유조선과 벌크선
컨테이너선이나 LNG선과 달리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과 석탄, 철광석 등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은 구상선수가 크게 돌출돼 있지 않습니다. 컨테이너선과 LNG선의 구상선수가 원통형으로 길게 돌출된 것과 달리 유조선과 벌크선은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크고 넓게 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초대형유조선, LNG이나 컨테이너선에 비해 뱃머리 부분이 크고 넓게 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 벌크선의 뱃머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유조선과 벌크선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냐구요? 이때는 갑판의 형상을 봐야 합니다. 유조선이 배 한 가운데에는 세로로 된 파이프라인들이 있는 반면, 벌크선에는 위 사진에서와 같이 여러개의 뚜껑이 있습니다. 이 뚜껑을 열고 석탄이나 철광석, 곡물과 같은 화물을 싣고 내리는 것이죠.
쇄빙유조선의 독특한 뱃머리
북극해의 얼음 바다를 헤치고 나가는 쇄빙유조선. 얼음을 깨는 선박인 만큼 뱃머리의 형상도 다른 배들과는 달리 독특한 데요.
▶ 러시아 바렌츠해의 얼음바다를 항해하는 쇄빙유조선
일반 유조선이 크고 넓은 선수모양을 하고 있는 데 반해, 쇄빙유조선의 뱃머리는 무언가 잘려나간 느낌입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양방향 쇄빙유조선, 바실리 딘코프호 건조 당시 촬영한 사진
사진에서와 같이 뱃머리가 약간 떠 있는 느낌인데요. 추진력을 이용해 얼음을 좌우로 가르면서 전진할 수 있도록 독특하게 설계되었답니다.^^
평소에 대형 선박의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배의 종류를 구분하기가 쉽지만은 않은데요. 지금 드리는 이 '팁'이 우연히 마주친 선박의 종류를 확인하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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