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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시장이 뜬다?

samsungshi 2011. 11. 17. 14:22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의 친환경 규제에 따라 향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죠.



 선박평형수가 뭐죠?

선박평형수(Ballast Water) 는 선박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항을 위해 배 안에 채우는 바닷물을 말합니다.

배가 싣고 있던 화물을 내리면 줄어든 무게만큼 물 위로 떠오르게 되고, 이에 따라 무게중심이 높아지면 좌우 흔들림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운항할 경우 자칫 전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죠. 이를 막기 위해 선박은 선체 내부에 물탱크를 설치하고, 선박평형수를 담아 배가 물 속에 어느 정도 잠기게 합니다. 무게중심이 아래 쪽에 있을 수록 선박의 안정도가 높아지는 것이죠.

또한, 선박의 한쪽 측면에만 화물이 많이 실려 있다면 반대쪽 밸러스트 탱크에 물을 채워 좌우 균형을 맞추기도 합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운항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배가 어느 정도 잠겨 있어야 효율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것이죠.

위 사진처럼 프로펠러가 물 밖 또는 수면 가까이로 올라오면 추진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수면에 부딪히는 충격으로 인해 프로펠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한답니다.



 선박평형수가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데…

선박평형수는 이처럼 선박 운항을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지만, 오늘날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습니다.

선박평형수에 포함된 다양한 해양 생물이 다른 국가 해안으로 이동해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것이죠. A라는 나라에서 화물을 하역한 뒤 그 나라 바닷물을 싣고 왔다가, B라는 나라 해안에 선박평형수로 싣고 온 바닷물을 배출하면서 A국 연안에 서식하는 각종 생물이 B국 연안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역만리에서 온 외래종 해양생물들이 토착 생태계를 교란하고 파괴하는 것이죠.

┗ 선박평형수를 통해 해양생물이 이동하는 과정 (출처 : IMO)

IMO(국제해사기구)에 따르면 매년 50억톤 이상의 바닷물이 선박평형수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7,000 여 종의 해양생물이 운반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바닷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중해담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중해에서 온 외래종인데요. 번식력이 워낙 좋아서 우리 고유 홍합의 서식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지난 9월, 국립생물자원관은 지중해가 원산지인 소형갑각류 '몬스트릴라'가 경북 영덕 강구항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는데요. 태평양 연안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몬스트릴라'가 지중해 지역을 운항하는 화물선의 선박평형수에 실려 우리나라 연안에 유입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선박평형수 처리는 필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MO는 2004년 2월 '선박평형수 관리 협약'을 채택했는데요. 협약 내용은 '2009년 이후, 단계적으로 선박평형수 처리를 의무화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건조되는 신조선, 2017년 이후에는 현재 운항하는 모든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설치가 의무화되었습니다.

┗ 바닷물 속에 있는 해양생물의 모습(左)과 선박평형수 처리 작업을 거친 후의 모습(右)

더불어, 2017년 이전까지는 대양에서 선박평형수를 교환함으로써 해안 생물체 이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연안에 서식하는 생물이 대양에서는 살아남기 힘들고, 대양에 서식하는 생물도 연안에서는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죠.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시장이 뜬다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설치가 의무화됨에 따라 시장규모는 2017년까지 약 2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매년 2천~3천여척의 선박이 새로 건조될 뿐 아니라, 현재 운항하는 선박도 수 만척에 달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노르웨이, 독일, 영국 등 세계 각국 기업이 다양한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IMO의 기본승인과 최종승인, 각국 해사 주관청의 승인을 받은 제품만이 선박에 장착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개발에 나선 만큼, 전기분해, 자외선(UV), 오존, 필터방식, 원심분리, 열처리 등 선박평형수를 처리하는 방식도 다양한데요. 최근 가장 많이 채택되는 방식은 '필터+전기분해', '필터+자외선(UV)' 방식이라고 합니다.

┗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이미지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테크로스, 엔케이, 이엠코리아, 파나시아 등이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선박평형수를 처리하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현재 운항하는 선박에 얼마나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전망입니다.

한국이 조선업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의 선전을 기대해 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