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종류의 일들이 집약적으로 모여있는 곳..
바로 조선소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 중에서도 철판에 그림을 그리는 '마킹(Marking)'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
보통 조선소에서 근무한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당연히 용접이란 말이 먼저 나옵니다.
용접도 수 많은 직종중의 하나지만 아무래도 비율이 가장 많다보니 그런 말이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용접을 하기 전에는 먼저 부재를 원하는 자리에 놓고 가용접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바로 가용접 하기 전의 상태, 즉 가용접을 하기 위한 부재와 부재를 설계에 의해 적당한 자리를 표시해 주는 게 바로 '마킹'이라는 것입니다.
설계 담당자가 선박 설계를 마치면 도면실에서 도면으로 만들어 현장으로 보내줍니다. 그러면 배마다의 호선별로 또 블록(Block)별로 정리를 하여 그때마다 필요한 도면을 들고와서 마킹을 하는 것입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수작업으로 마킹을 했었지만, 이제는 장비로 거의 대부분을 마킹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작업을 수월하게 만들어주었죠.
하지만 아직도 미세한 부분과 원모양의 경우에는 마킹사들이 직접 수마킹을 놓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장비가 하다보니 혹시 모를 오작동이나 파일이 잘못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마킹사들이 하나 하나씩 꼭 확인을 해야합니다.
그런데도 수백미터에 달하는 배의 길이를 불과 2~3mm 정도의 오차로 극복한다는게 실로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아닐까요?
부재가 붙어야 할 자리에 부재번호를 적고 확인이 끝나면 주판(낱개의 철판이 2~4장이 붙어있는 상태)의 이름을 적습니다. 몇호선인지 어떤 블록인지 그리고 얼마 정도의 양으로 용접을 해야 하는지 적어줍니다.
마지막으로 탭피스(Tap Piece)를 자르고나서 후공정으로 보냅니다.
마킹이라는 것은 도면에 있는 그림을 철판에 그대로 그려 놓으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는 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축소된 도면의 길이를 확대해서 비율에 맞게 다시 길이를 재어야 하고 부재 크기 또한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맞게끔 표시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사소한 것들 까지도 신경써야 하고 또 수 많은 표기중에 하나라도 잘못 표기하면 자칫 대형오작으로 발생되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게 작업을 해야 합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오늘도 보이지 않는 마킹사들의 손들에 의해 자그마한 철판들이 하나의 큰 블록으로 만들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posted by 정종혁 사원 (판넬조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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