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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이야기] 바다로 나갈 준비, 배의 화장법

samsungshi 2013. 4. 21. 13:24

여자들이 외출을 할 때 화장을 하는 것처럼, 배도 쌩얼로 바다에 나가는 일은 없답니다. 
오늘은 배의 화장법(?)에 대해서 소개해드릴게요!

배도 화장, 즉 도장이라는 작업을 반드시 거쳐야 바다로 나아갈 수 있는데요. '도장(Painting)'은 페인트를 칠하는 작업으로, 철판이 바닷물의 소금기에 산화되어 부식되지 않도록 방지해줍니다. 선박의 수명이 보통 15~20년 정도인데요. 도장의 품질이 선박의 수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러번에 걸쳐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죠. 여자들이 기초화장부터 잘해야 하루종일 뽀송뽀송한 예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듯이 말이죠. ^^
 


블록 단위로 페인트 작업을 하는 것을 '선행도장'이라고 하는데요. 선행도장은 선체 도장 작업을 최소화 하고, 원활한 선박 인도 및 도크 회전율 향상 등 선박의 건조기간 단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입니다.

선행도장의 선공정인 조립과 선행의장이 완료되면 블록 단위로 소지 공장을 거치는데요. '소지'는 철판에 붙은 녹을 제거하고 울퉁불퉁한 곳을 그라인더로 갈아내는 과정으로, 도료의 부착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도장전에 철판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런데 저렇게 덩치가 산만한 녀석을 언제 다 칠하냐고요? 당연히 붓이나 롤러 만으로는 불가능하고요, 스프레이 분사기를 사용해서 페인트칠을 합니다.

선박도장은 선박의 기능 향상을 위해 특수 도료를 사용하여 도장을 하게 되는데요. 특히, 선박내의 특수 구역은 비싼 도료를 사용하여 해수에 대한 내수성(파도에 잘 견디는 것), 내크랙성(균열방지), 내후성(공기변화에 잘 견디는 것) 등을 유지하고 선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이라면 대부분의 선박들이 아랫쪽은 붉은색을 띄고 있는 것을 발견하셨을텐데요. 이는 방오 페인트 색깔이 붉은색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오페인트는 선박 운항중 선체에 해양생물이 부착되는 것을 방지합니다.


┗ '11년 스웨덴 스테나社에 인도한 3만1천톤급 여객선 로팍스(Ro-Pax) 선박

그래도 잘 아시다시피 선박들도 나름 스타일을 갖추고 있답니다. 위의 첫번째 사진처럼 '12년 인도한 세계 최초의 극지운항용 드릴십은 북극곰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요. 로팍스 선박처럼 세가지 색상으로 칠해지기도 한답니다.

이제 왜 배가 화장을 하는지 잘 아시겠죠? 선박의 화장은 미적인 측면보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기능적인 면이 더 많은데요. 오늘도 거제조선소에서는 바다로의 외출을 위해 열심히 화장을 하고 대기중인 선박들이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