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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 직원들, '한국어 삼매경'

samsungshi 2013. 6. 17. 10:49

"빨리 한국말 배워서 업무도 잘하고, 동료들과도 친해지고 싶어요."

퇴근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 9시, 삼성중공업 기술연수원 강의실의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부지런히 필기를 하고, 선생님의 한국어 발음을 열심히 따라합니다. 이들은 바로 '한국어 교실'을 수강하는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사 외국인 직원들. 업무를 끝내고 고될 법도 하지만 눈빛은 초롱초롱 합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실'은 의사소통 문제로 현장에서 겪게되는 불편함과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개설되었는데요. 현재 60여명의 외국인 직원들이 수강하고 있습니다.


"본국에서 아내에게 전화가 오면 심호흡부터 합니다. 전화요금이 비싼 우즈벡에서 전화가 온다는 것은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얼마전 아내에게 아들(2살)이 당뇨가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한국 의료 수준이 높으니 약을 구해서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 신현기업 K사원 -

다행히 당뇨가 심하지 않은 경우 치료할 수 있고. 약을 잘 복용하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언어장벽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어떤 약이 필요한지 설명할 수가 없었던 것이죠. 다행히 주변 동료의 도움으로 약을 구입해서 본국으로 보냈지만, 급박한 상황에 대비해 꼭 한국말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한국어 수업이 있던 날. 생각보다 많은 사원들이 한글은 알고 있지만 말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왔습니다.'라는 말을 가르쳐줍니다. 처음 만난 한국인과 이야기 하는 친근한 표현이라고 하니 여기저기서 큰소리로 연습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신명기술산업에 근무하는 프리킷 사원은 "한국어 배우는거 어렵지 않아요. 많이 재밌어요. 한국말 배워서 (현장)반장님과 얘기나누고 싶어요."라며, 동료들과 소통을 위해 하루빨리 한국말을 배우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한국어 선생님을 자청하고 나선 김아람 사원(협력사지원팀)은, ˝외국인 직원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며 겪는 애로사항을 문의할 창구도 없고, 말이 통하지 않아 알면서도 억울하게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그런 일들을 보니, 예전 우리 조부모님 세대들이 가족을 위해 중동으로 일하러 가서 겪었을 설움이 생각나 마음이 아팠어요.˝라며 사내에 한국어 교실을 열게 된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이런 외국인 사원들의 고충을 전부 다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자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각종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주까지 총 세번의 수업이 진행되었는데요. 수업을 진행하는 김아람 사원은 "매번 수업을 마칠 때마다 우렁찬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이라고 이야기 해주는 다 큰 학생들을 보며, 마음 속으로 그들에게 '감사합니다' 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항상 안전하고 건강하게 작업하고, 언어의 장벽을 과감히 넘어 한국인의 情도 듬뿍 느끼기를 바란다고요.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주 3회 실시되는 한국어 교육 수업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주경야독으로 열의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한국어를 익히고, 회사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만나게 된다면, 한국의 문화를 올바로 이해하고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따뜻한 말과 상냥한 미소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