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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크레인, 어떻게 칠할까?

samsungshi 2014. 9. 12. 16:37

조선소 하면 떠오르는 명물 중의 명물, 갠트리 크레인! 커다란 축구 골대를 닮은 이 크레인은 별칭 '골리앗 크레인'으로 더 친숙한데요. 배를 짓는 공간인 도크에 설치돼 수십수백톤에 이르는 블럭을 옮기는 중요한 장비랍니다. 거제조선소에는 총 10대의 골리앗 크레인이 있는데요. 450톤, 600톤, 800톤, 900톤 등 체급(?)은 조금씩 다르지만 하나같이 고층 아파트에 맞먹는 높이(약 100m)를 자랑하죠.



┗ 조선소 어디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골리앗 크레인

스케줄로 치자면 어지간한 연예인 못잖게 바쁜 골리앗 크레인이 얼마 전 새단장에 나서서 화제인데요. 거제조선소 3도크에 위치한 450톤급 2호 골리앗 크레인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크레인은 1994년 3도크가 첫 선을 보일 때부터 한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지만 거친 바닷바람에 군데군데 도색이 벗겨져 현장 직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답니다.



┗ 도색 이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본래 도색작업은 직원 대다수가 자리를 비운 하계휴가기간에 완료될 예정이었는데요. 벼르고 별렀던 작업의 발목을 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11호 태풍 할롱이었습니다. 황금 같은 시간이 하루이틀 흘러가면서 관계자들은 모두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지만, 다행히 태풍이 빗겨가면서 8월 6일 본격적인 도색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새 옷으로 갈아 입는 크레인

이미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터라, 크레인 장비가 주로 움직이는 상단부의 CI를 먼저 완성하고 나머지 부분은 휴가 이후 이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아찔한 높이인만큼, 도색작업을 돕기 위한 110톤 상당의 구조물이 8명의 작업자들과 함께 크레인 꼭대기에 올랐답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CI 도색 작업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인데요. 작업자 모두가 십수년 전까지만 해도 극장 간판 그림을 책임지던 화가들입니다. 저마다 수십 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터라 '한붓한붓' 정성을 다해 칠해 나갔는데, CI를 칠하는 데 들어간 페인트만 해도 5,000리터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 한붓한붓 정성을 다해

올해 여름은 유독 비가 잦았던 탓에 9월초에 이르러서야 골리앗 크레인 도색은 완성됐답니다. '강산이 두번 변하는' 와중에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켰던 골리앗 크레인이 이제 새 옷을 입고 해양 산업의 기적과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 완성! 새로운 기적을 불러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