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삼성중공업 기술연수원 용접실습장에 주황색 검사복을 입은 사원들이 나타났습니다.
용접자격시험 검사원 자격으로 온거냐구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용접실습과 자격시험을 위해 온 것이랍니다.
용접사가 아니라 품질검사원이 왜 용접자격 시험을 보냐구요?
용접사들의 용접 결과를 제대로 검사하기 위해서는 용접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삼성중공업에서는 선박의 품질검사 업무를 맡은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3주간에 걸친 용접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업무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용접장비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교육, 절단 실습, 안전교육 등을 포함한 3주 교육의 가장 마지막 과정이 바로 용접 자격 시험입니다.
이번 자격시험의 주인공들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선체품질보증파트에 근무하는 사원들입니다. 이 부서 직원들이 거제조선소에서 건조되는 모든 선박의 용접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품질검사 업무를 위한 이론적인 부분은 완벽하게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용접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이들. 이번 교육을 통해 용접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되었답니다.
교육 초기에는 용접할 때 입는 복장을 어떻게 착용하는 지 몰라 당황해 하던 직원들. 옆사람을 보며 따라 착용해 보지만... 아뿔사~ 옆 사람도 착용법을 잘 모르네요.^^
각자에게 지급된 용접 장비와 안전 장구류를 가지고 부스에 처음 들어가는 순간. 독방에 갇히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독서실 칸막이 책상에 앉아 열공하는 기분이랄까요? 품질검사시 철판에 코멘트를 적을 때 사용하는 파란색 분필보다 용접기가 익숙해지는 우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용접복을 어떻게 입는 지 몰라 버벅됐던 모 사원. 용접하는 뒷모습이 너무 열정적이라 타고난 용접사라고 생각했으나...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네요. 용접장비를 테스트만 했을 뿐인데 철판에 구멍이 뻥! 괜시리 애꿎은 용접 와이어만 만지작 만지작...
가스 절단기 사용법도 익히고, 절단과 개선 시공 작업도 해보고, 실제 조립현장에서와 같은 용접 작업도 해 보았는데요. 꽃샘추위에도 절단기 옆에만 서면 땀이 뻘뻘...
마침내 가장 긴장되는 순간, 용접자격시험입니다.
지금까지 숱한 용접 검사를 해 왔지만, 우리가 작업한 용접 결과를 검사 받기는 처음입니다. 품질검사요원인 만큼 검사도 직접 하고 싶었지만 객관적인 심사를 위해 아쉽게도(?) 그럴 순 없었습니다.
1차 검사인 VISUAL TEST는 전원 합격! 하지만, RT(Radiographic Testing) 판독 결과 최종 합격율은 50%네요. 비록 모두가 용접자격시험을 통과하진 못했지만, 용접을 경험해 본다는 당초의 교육목적은 충분히 달성하였답니다.
특히, 현장에서 불철주야 고생하는 작업자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또 현장업무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서 교육을 받은 배원규 사원은 "현장 작업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시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참고로 저도 떨어졌습니다"고 고백했습니다.
박창선 사원은 "용접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덕분에 용접 결함을 지적할 때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는 품질검사요원이 되어야겠죠? ^^
삼성중공업 품질검사요원들, 그리고 모든 직원들 다함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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