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출산과 육아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경력이 단절되기도 합니다. 그런 환경적인 요인들로 인해 이곳 블로그에도 여직원들의 회사생활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워킹맘들이지만,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이들이 있습니다. '쉽게 포기하지 마라. 이 또한 지나간다'라고 말하는 삼성중공업의 10~20년차 워킹맘 3인방을 만나봤습니다.
▲ (왼쪽부터) CS팀 이유진 과장, 의장설계팀 박정혜 주임, 사외조달팀 류영재 과장
Q1 먼저 각자 소개와 담당 업무 소개 부탁해요!
박정혜 주임: 안녕하세요, 12살, 9살, 8살의 딸 셋 엄마, 박정혜 주임입니다. 의장설계팀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98년 10월에 입사했으니 올해로 17년 차가 되었네요.
류영재 과장: 저는 15살, 10살 딸 둘을 둔 20년 차 워킹맘 류영재 과장입니다. 남들보다 일찍 결혼한 덕분에 요즘은 좀 편해졌죠. 몇 주 전에는 남편과 둘이 유럽으로 근속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어요. 얼마 전까지 통합구매팀에서 입·출고, 재고관리, 관리업무를 담당하다가, 최근에 팀을 옮겨 현재 사외조달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조달'이라고 하면 무슨 일을 하는 부서인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사외조달팀의 조달기획 파트는 조선소에 필요한 자재들이 필요한 시점에 제때 들어오고 공급될 수 있도록 납기를 관리하는 일입니다.
이유진 과장: 모두 반갑습니다. 저는 선박보증업무를 담당하는 CS팀에 근무하는 이유진 과장입니다. 보통 어떤 제품을 사면 AS기간이 있듯이 선박이 인도되면 보증기간이 있는데, 그 기간 선주들의 요구사항에 대응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입사 10년 차가 되었는데, 여기서는 제일 막내네요.(웃음) 5살 아들과 이제 10개월 된 딸이 있습니다.
Q2 아이가 일하는 엄마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박정혜 주임: 언젠가 딸아이에게 엄마가 회사에 다니는 게 좋은지, 안 다니는 게 좋은지를 물어본 적이 있어요. 아이는 "엄마가 회사를 안 다니면 우리 집이 가난해지고, 아빠가 힘들잖아"라고 말하더군요. 이제껏 회사에 다니면서 오래 쉰 적이 없어서인지 아이들은 제가 당연히 회사에 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엄마를 잘 이해해주는 편이죠. 회사원들도 월요병이 있지만, 아이들도 월요일을 힘들어해요. 그럴 때면 "힘내자. 너는 학교 가고, 엄마는 회사 가잖아"라고 말하면 동질감도 생기고, 서로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힘들 때는 아이가 아플 때에요. 첫째가 5살 때쯤 심하게 아픈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아이에게 전화를 했는데,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그 말이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로 너무 슬펐습니다. 다행히 저는 친정엄마가 첫째 때부터 지금껏 돌봐주고 계셔서, 직장생활을 맘 편히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죠.
류영재 과장: 힘든 시간을 잘 버텨서인지 이제는 아이가 커서 저를 이해하고 지원해줍니다. 이제는 자기가 취직할때까지 열심히 다니다가 자기가 들어가면 그 자리를 물려달라고 말하기도 해요. 가끔 둘째가 "엄마, 회사 관두고 나 학교 데려다주면 안돼?" 라고 말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오히려 첫째가 둘째한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죠. 첫째는 할머니에게 맡겨서 20개월 못돼서 데려와서 어린이집에 맡기고 키웠는데, 그래서인지 아이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었어요. 그게 미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됐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죠.
이유진 과장: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일하는 엄마에 대해 잘 몰라요. 다만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할 때는 마음이 짠하죠. "엄마가 회사를 안 다니면 네가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거 마음대로 못 할 수도 있어"라고 얘기해주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 아이가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대신 퇴근 후에는 열심히 놀아줍니다. 첫째는 친정 엄마가 어린이집 다닐때까지 1~2년을 봐주시고, 현재는 몸이 안 좋으셔서 둘째는 아는 분에게 맡기고 있어요.
Q3 워킹맘으로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박정혜 주임: 아이가 아플 때 당장 가보지 못하는 것이 힘들어요. 요즘엔 회사에서도 연차를 권장해서 눈치가 덜 보이지만, 엄마라서 연차를 쓰게 될 때 그 말을 하는 게 아직은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일에 충실하고 싶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자존심이 허락지 않을 때가 있죠. 그만큼 제 일에 대해 책임감이 강해요. 가끔은 애들한테 희생을 시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회사에서는 부서원으로서도 책임을 다해야 하니까요. 요즘엔 아이 때문에 퇴사를 하는 여직원들도 많이 줄었어요. 직장 다니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쉽지 않지만, 그만큼 행복감도 높아져요. 저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회사 동료들과 함께 술 한잔, 밥 한 끼를 하며 힘든 부분에 관해 얘기하고 아빠들의 입장도 들어봅니다. 아이 입장을 얘기해서 풀기도 하죠.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류영재 과장: 예전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사실 저는 힘든 시기를 지났죠. 이제는 딸들이 직접 밥도 해먹고, 엄마를 챙겨줍니다. 살맛 나죠. 스스로 알아서 잘하고 있고,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니 좀 편해졌습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는 친구들과의 수다나 쇼핑, 그리고 먹는 거로 풀고 있어요.
이유진 과장: 집은 집대로, 회사는 회사대로 100% 집중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직장일과 육아를 제외한 다른 것은 좀 포기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저희 부서는 업무의 특성상 출장이 잦은 편인데, 아직 애가 어려서 제가 가야할 출장을 다른 직원이 대신 가도록 배려를 해주기도 해요. 미안하면서도 아쉬운 감정들이 있죠. 아기가 아플 때도 어린이집, 돌봐주는 아줌마에게 보내야 할 때는 힘들어요. 아직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회식을 빠지거나 함께 하고 싶을 때도 항상 집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 아쉽죠. 전 아직 아이가 어려서인지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네요.(웃음)
Q4 업무에서 성취감을 느낄때는?
박정혜 주임: 저는 업무 특성상 야단맞는 일이 별로 없어요. 늘 누군가의 부탁을 처리해주는 입장이죠. 완벽한 걸 추구하는 성격이라 업무 처리를 하고 나면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럴 때 보람을 느껴요.
류영재 과장: 저는 자재지원부서에 있다 보니 현업에 지원해주는 일이 주 업무입니다. 하나둘씩 일이 풀려가고 해결되어 피드백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요.
이유진 과장: 선주의 불평과 불만을 처리해줘야 하는 업무라서 항상 부탁하는 입장입니다. 고객을 만족하게 해주는 것이 제 임무니까요. 그렇게 납기와 업무들이 압박해오는 과정 중에도 잘 해결되어 선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는 뿌듯해요.
Q5 곧 워킹맘이 될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정혜 주임: 저는 회사에 있을 때는 회사 일에만 집중하고, 집에서는 육아에 집중합니다. 가끔 근무 중에 아이들한테서 전화가 올 때도 있지만, 곧바로 업무에 다시 집중하죠. 요즘에는 출산한 직원들을 위한 제도도 잘 갖춰져 있으니 잘 활용하면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이런 제도들에 대해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감사하며 다녔으면 좋겠어요. 두려움을 갖지 마세요.
류영재 과장: 시간 분배관리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죠. 욕심을 부려야 할 시기와 내려놔야 할 시기가 있어요. 아기가 어릴 때는 어느 정도 내려놓고, 굴곡을 잘 견뎌오면 됩니다. 적을 두지 말고 주위 사람들을 잘 사귀어 놓으세요. 시간이 지나면 다 내 사람이 됩니다. 회사에 여직원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복지제도는 잘 갖춰져 있으니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장인의 기본은 인사라고 생각해요. 밝은 미소도 잊지마세요.
이유진 과장: 집안일이나 육아를 100% 잘할 수는 없고, 회사 일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부분들에 대해 포기를 하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출산휴가, 육아휴직, 시차출근제 등 여직원들을 위한 제도가 잘 되어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고 출근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많이 익숙해지고 편해졌어요. 여러분도 당당하게 워킹맘으로서 성공해내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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