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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범수석이 전하는 세이버 핀(SAVER Fin) 개발과정

samsungshi 2011. 1. 17. 17:26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세이버 핀(SAVER Fin)은 선박 추진기에 유입되는 물의 저항을 제어함으로써 선박 운항에 소요되는 연료를 최대 5%정도 줄여주는 장치로서, 선체 진동도 약 70%까지 줄이는 획기적인 장치입니다. 선박이 1년간 사용하는 연료가 선박 가격의 20~30%에 달하기 때문에 연간으로 따져 보면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게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조선해양연구소(선형연구) 홍춘범 수석을 통해 우여곡절 많았던 세이버 핀의 개발 과정을 들어볼까요?



획기적이고 실용적인 연료절감장치를 만들다

지난 50년 넘게 연료절감장치에 관한 연구는 일본, 유럽의 조선소 및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계속되어 왔지만, 그 간 개발된 수백종의 장치 중 실제로 선박에 적용된 건 단 10여 종에 불과하며, 그 마저도 일부 선박에 적용되었다가 중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연료절감장치 개발은 조선분야의 핵심적인 연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국내 대형 조선소 조차도 실용적이고 독자적인 장치를 보유하지 못한 게 현실이었습니다.

이에 홍춘범 수석 등 연구팀은 보다 획기적이고 실용적인 연료절감장치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고, 2004년 스팀 터빈을 주기관으로 하는 LNG선의 진동 저감 장치 개발이 계기가 되어 진동 저감 기능 뿐만 아니라 연료 절감까지 가능한 세이버 핀을 4년 여의 연구 끝에 드디어 개발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선박당 최대 20억원까지 절약

"처음에는 연비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역시 대형 구조물로 가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선주와 선급은 대형 구조물의 단점을 잘 알고 있어 구조적 파손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하더군요.."

결국 연구팀은 작고 단순한 모양의 장치를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축구장 3개가 들어가는 대형 선박 외판에 가정집 현관문만 한 구조물을 붙여 과연 거대한 선박의 연비를 개선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작은 장치로 직경이 10m나 되는 추진기에 유입되는 유속을 균일화해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연구팀은 거꾸로 생각을 해보았다고 합니다. 추진기에 불균일한 유속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거하면 불균일한 유속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마침내 여러가지 변수를 분석해 찾아낸 최적 조합의 결과는 의외로 연비 개선과 진동 저감을 가능케 해주었고, 정확한 정보 해석과 정밀한 시험 해석을 통해 크기는 작지만 아주 효과적인 세이버 핀을 마침내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세이버 핀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장치로서, 장치의 구조적 안정성과 적용성이 뛰어나 다양한 종류의 선박에 부착할 수 있으며, 선박 당 최대 20억원까지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에 알린 삼성중공업의 기술력

"2007년 중반, 개발 이후 최초로 선주에게 적용을 제안했을 때 선주측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제 선박에 적용한 실적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것이었죠. 개발이 완료되어 적용을 하는 데에도 커다란 장벽이 있다는 것을 그 때 새삼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연비 개선과 진동 저감이라는 두 가지 장점과 소형이면서도 구조적인 문제가 없음을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 실제 선박에 장착해 시운전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홍춘범 수석 연구팀은 속도와 진동 성능에 만족해 하는 선주를 보고,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에 무한한 보람을 느꼈다고 전합니다. 더구나 최초 시제품이 적용된 후 선주 및 선사 간의 입소문으로 여기저기서 세이버 핀에 대한 문의가 쇄도해 우리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요.

그 결과 개발 이후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20여 척의 선박에 적용되었고, 85척에 이르는 선박에도 적용이 확정되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되는 모든 일반 상선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