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에서 선박의 품질검사 업무를 담당하는 여직원이 자신이 검사를 맡았던 선박의 명명식 스폰서(Sponsor)로 나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고객지원팀에 근무하는 최아름 사원! 본인이 품질검사를 맡고 있는 선박의 이름을 직접 붙이는 큰~~ 행운을 얻은 셈입니다.
최아름 사원은 8일(금)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독일 피터돌레(Peter Doehle)社의 12,6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초대받았는데요.
▶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박을 명명하고 있는 최아름 사원
최아름 사원이 명명한 선박은 피터돌레社가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8척의 12,600TEU급 컨테이너선 중 네 번째 선박입니다.
이 날 명명식에는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과 피터돌레社의 요켄돌레(Jochen Doehle) 회장 등 양사의 고위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는데요. 최아름 사원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차게 이 선박을 'MSC FILLIPPA'호로 명명했습니다. (선박 이름에 MSC가 들어간 것은 피터돌레社가 이 선박을 MSC社에 장기 용선하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선박 명명식에서는 통상 선주사와 관계가 있는 여성이 스폰서를 맡는 것이 관례이구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선박은 영부인이나 장관 부인 등이 맡기도 합니다. 조선소 직원 부인들이 맡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요. 조선소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맡는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 왼쪽 두번째는 피터돌레사 요켄돌레 회장, 오르쪽 끝은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
품질검사요원인 최아름 사원의 명명식 참석은 삼성중공업이 선박 건조 과정에서 보여 준 철저한 품질관리와 높은 기술력에 대한 선주사의 보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데요.
그렇다면, 최아름 사원은 어떻게 이런 영광의 주인공이 된 것일까요?
최아름 사원은 2007년 입사한 이래 고객지원팀 품질보증그룹에서 의장품질검사 업무를 맡아 왔는데요.
의장 검사란 것이 배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좁은 공간에서 검사를 하고, 이동하는 거리도 길기 때문에 남자 사원들도 힘들어 하는 업무 중 하나인데요.
최아름 사원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검사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며, 웃음을 잃지 않고 선주들을 대하기 때문에 선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일례로, 홍콩의 컨테이너선사인 OOCL社의 한 감독관은 '딸이 둘이 있는데, 최아름 사원을 셋째 딸로 삼고 싶다'고 계속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최아름 사원은 "마음은 감사하고 영광이지만, 아버지는 한 분이면 족하다"고 정중히 거절했다고요. ^^
OOCL의 또 다른 감독관은 PC 바탕화면에 최아름 사원의 사진을 띄워났을 정도로 최 사원의 열혈팬이라고 합니다.
최아름 사원은 고객들 뿐 아니라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 폭발입니다. 큰 키에 출중한 외모까지 겸비하고 있어서인데요. 현장 반장님들한테 인기가 짱입니다. 그러다 보니 최아름 사원의 부탁이라면 만사 제쳐놓고 깔끔하게 처리가 된다구요~ 5분대기조가 따로 없을 정도라네요.
최아름 사원이 명명식 스폰서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일주일 쯤 전인데요. 고객지원팀장께서 직접 말씀해 주셨다구요. 최아름 사원 팀장님 말씀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고 합니다.
최아름 사원은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소중한 기회를 주신 선주사와 회사에 감사드린다"며 "오늘 명명한 선박이 완벽한 품질로 인도될 수 있도록 남은 작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날 명명식에는 최아름 사원의 부모님도 초청을 받아 참석하셨는데요. 최 씨의 부친은 "딸 덕분에 명명식에 초청되는 큰 영광을 얻었다"면서 "딸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흐뭇해 하셨습니다. ^^
▶ 명명식 후 부모님과 함께
한편, 삼성중공업에서는 1995년 거제조선소 선체2부에 근무하던 김점순 사원이 여성용접사로서는 세계 최초로 명명식 스폰서를 맡아 큰 화제가 된 적이 있구요. 96년, 98년, 99년, 2000년에도 여직원들이 명명식 스폰서로 나선 적이 있습니다.
※ 선박 명명식에서 선박의 이름을 부여하고 공개하는 여성을 대모(Godmother) 또는 스폰서(Sponsor)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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