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 이야기/- SHI 사람들

[우당탕탕 기숙사 ①] 그들의 기숙사 생활이 궁금하다

samsungshi 2011. 1. 3. 18:55


TV에서 흔히 보는 기숙사 생활은 온갖 에피소드와 재미있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그렇다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기숙사 생활은 어떨까요? 궁금하시죠? ^^

그래서~삼성중공업 50기 신입사원인 이지웅 사원(고객지원팀), 노시웅 사원(기본설계1팀), 조규원 사원(해양PM2팀)이 동거하고 있는 기숙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이들이 거주하는 대문 앞에 들어서자 '미성년 출입금지'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음악은 기숙사 생활의 낭만

하나 둘 옷을 갈아입고 거실에 모이자 금세 분위기가 시끌벅적해집니다.
이들 셋 중 분위기를 띄우는 건 이지웅 사원의 몫. 툭툭 던지는 재치있는 농담도 모자라 어느새 자기 방에서 기타를 들고 나와 연주를 시작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룸메이트인 노시웅 사원과 조규원 사원은 기타 반주에 맞춰서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기숙사 생활의 낭만이 아닐까요?
 
한 곡을 청하자 잠시 동안 알 수 없는 노래가 울려퍼집니다. 담담한 표정으로 이지웅 사원이 입을 열었습니다.
"시웅이는 정말 찾아보기 힘든 친구입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음치거든요. 규원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음악광인데, 조금 독특한 면이 있죠. 한 곡에 빠지면 다른 노래를 일체 듣지 않거든요."

멋지게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이지웅 사원 

 

 조규원 사원은 유쾌한 분위기를 항상 따끈따끈하게 유지해 나갑니다. 대화 내내 정신없이 이곳 저곳에 뛰어들면서 맞장구를 치고, 특유의 웃음소리로 활력을 더하곤 합니다. 기숙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

여럿이 모여 사는 기숙사. 그것도 남자들만 생활하는 곳이다 보니 지저분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이들의 숙소는 깨끗하기만 합니다.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데 있어 집안일의 제1원칙은 '각자 알아서 잘하자' 라고 하네요.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알아서 한다는 게 이들의 원칙.
 

▶ 음치이지만 노래를 좋아한다는 노시웅 사원 

 

자율적으로 하다보면 서로 미루고 사소한 것에 의가 상할 수도 있지만, 딱히 내 것 네 것을 가리지 않고 먼저 귀가한 사람이 남는 시간에 밀려있는 빨래나 청소, 설거지들을 도맡아 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집안 일이 한 사람에게 몰리지 않는 절묘한 균형이 이뤄지고 있다는데, 기숙사내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건 아닐까요?

반면, 이들이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있습니다. 세 사람의 속옷 갯수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

분명 기숙사에 처음 왔을 때는 한 사람 당 10장의 속옷을 챙겨왔는데 지금 남아있는 것은 5장 남짓이라고... 양말 수도 자꾸만 줄어가고 짝이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세대만의 미스테리인지 남자들이 모여사는 곳에선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앞으로 분석해볼 일입니다. 
 


 형님의 사랑은 2만 7천원

맏형인 이지웅 사원은 낚시를 좋아합니다. 실력이 프로 수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입문 만큼은 제대로 시켜줄 자신이 있으니 낚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자신을 찾아오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다닐 정도랍니다.

조규원 사원과 노시웅 사원에게도 그의 바다 낚시 사랑이 자연스럽게 전해졌는데, 조규원 사원은 낚시대까지 사들고 주말마다 이지웅 사원을 쫓아다니는 '꾼'이 되었다고 합니다. 낚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조규원 사원이 이것만큼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 가운데 주황색 옷을 입은 이가 조규원사원 

"하루는 시웅이가 서울에 가고 지웅이 형과 저만 기숙사에 있었던 어느 주말에 심한 감기로 제가 몸져 눕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지웅이 형이 낚시대를 챙겨서 나가더군요. 나는 아파 죽겠는데 형은 아랑곳않고 취미생활을 즐기는구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상상치도 못한 선물이 찾아왔어요"

아파 앓아누운 조규원 사원이 언젠가 회를 먹고 싶다고 조르던 것을 기억한 이지웅 사원은 그 길로 낚시를 떠났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잡아온 고기들을 손수 회까지 떠서 동생에게 먹여주었는데, 그 정성에 하늘도 감복했는지 조규원 사원은 금방 자리를 떨치고 일어날 수 있었다네요.

"그 일이야 정말 고마웠지만 지금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같이 갔을 때엔 찾아보기 힘들던 고기가 갑자기 많이 잡혔다는 게 이상해요"

일동이 의문을 제기하자 이지웅 사원이 마침내 이실직고를 하네요. "그래, 2만 7천원 들었어"


기숙사 생활의 즐거움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이들 모두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뤄 기숙사를 나가는 그 날까지, 이들의 동거가 지금처럼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