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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골리앗 크레인, 그곳엔 허정환 반장이 있다!

samsungshi 2011. 2. 8. 16:20

조선소 풍경하면 어떤 것이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흔히 조선소의 상징이라고 하면 육중한 위용을 자랑하는 골리앗 크레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이라고 하는 일명 골리앗 크레인은 받침장치가 달린 대형 크레인으로 'ㄷ'자를 옆으로 세워 놓은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무거운 물건을 위로 들어올리는 데 사용하는 중장비입니다. 따라서, 무거운 블록을 이동해야 하는 선박건조에 있어서 이 골리앗 크레인의 역할은 지대하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럼, 골리앗 크레인이 어떤 곳인지 골리앗 크레인 운전자 허정환 반장을 통해 살짝 엿보기로 할까요?

건조 2팀 운반과 소속으로 3도크에서 4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운전하고 있는 허정환 반장.
'94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하여 당시 24살의 나이로 최연소 골리앗 크레인 오퍼레이터로 회사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난 17년간 무사고 기록을 이어온 배테랑입니다.

그는 항상 표준작업을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안전하지 않으면 절대 작업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일을 하는 원칙주의자입니다.

처음에 허정환 반장은 골리앗 크레인에 탑승하는 것이 무척 떨리고 긴장됐지만, 한 순간의 실수가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조선소에서 고소공포증은 배부른 소리. 그러던 어느날 아침 우연히 골리앗 크레인에 앉아서 일출을 보게 된 그는 '내가 정말 멋진 직업을 가진 행운아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골리앗 크레인 운전실은 '케빈실'이라 하는데, 내부는 3×4m정도 됩니다. 지상에서 케빈실까지 이동할 때는 엘리베이터나 비상계단을 이용하는데, 보통은 엘리베이터를 많이 탑승하죠. 비상계단을 이용하면 10분정도 걸립니다."

▶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가기 위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아침에 출근해서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가면 지상을 오르내리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은 골리앗 크레인에서 보내게 된다고 합니다. 보통은 주간과 야간 2교대로 나뉘어 오후 근무를 마치면 야간 근무자와 교대를 하는 것이 골리앗 크레인에서의 일상이라고 하네요.


▶ 골리앗 크레인에서 내려다 본 거제조선소 풍경

골리앗 크레인을 움직이는 것은 운전실의 오퍼레이터만의 단독 조정이 아니라, 지상에 있는 신호수와 긴밀한 무전 신호 교환에 따라 진행하게 된다고 합니다.

"골리앗 크레인을 운전할 때는 크레인 장비, 운전자, 신호수의 3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우선 장비는 자체 점검과 전문 엔지니어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지상에 있는 신호수와는 무전기를 통해 크레인을 조정합니다. 크레인 조정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허정환 반장에게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냐고 묻자, 
"배 한척 한척이 우리 모두의 땀과 혼의 결정체인 만큼 크레인 조정실에서 배가 진수되고 최종 인도 되어지는 광경을 지켜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골리앗 크레인 조정분야 최고의 장인이 되고 싶다는 허정환 반장.
그는 더 많은 기술을 축적하여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나아가 삼성과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골리앗 크레인은 제가 따뜻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 준 제 삶의 터전이자 친구입니다."

그는 오늘도 안전을 외치며 100m높이의 케빈실을 향해 부지런히 엘리베이터에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