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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7주년, 삼성중공업 역사의 전환점을 찾아서

samsungshi 2011. 10. 11. 15:53

오는 10월 19일은 삼성중공업이 창립 제37주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수주잔량 기준 세계 1위, 드릴십과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시장 점유율 1위. 세계적 조선회사인 삼성중공업의 현재 모습입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의 첫 사업은 조선업이 아니었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1972년 말,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적극 호응하며 세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중화학공업 진출 의지를 천명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1974년 8월 5일 삼성중공업주식회사가 설립되었고 조선소 건설이 추진되었습니다. 하지만, 중동전쟁으로 야기된 1차 오일쇼크로 세계 경제가 급속하게 침체되었고 그 여파로 세계 조선업계도 선복량 과잉과 함께 침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세계 조선시황이 호전될 때까지 2~3년간 조선소 건설을 연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先 기계공업 後 조선'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산업기계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죠.

이후 1977년 4월 삼성조선주식회사가 설립되면서, 삼성의 조선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 1974년 8월 5일, 삼성중공업주식회사 창립기념 리셉션 당시 모습


잠깐! 혹시, 삼성중공업의 창립기념일과 관련하여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셨나요?

그렇습니다. 삼성중공업 창립기념일은 10월 19일인데, 사진에는 8월 5일에 창립한 것으로 돼 있죠.
그 이유는 오늘날의 삼성중공업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조선', '대성중공업'이라는 3개 중공업 회사의 합병을 통해 탄생하였기 때문입니다.

세 회사의 창립 시점이 모두 다르다 보니 창립기념일을 새로 정해야 했는데요. 1982년 10월 19일, 세 회사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3사 통합을 결의한 것을 계기로 10월 19일을 창립기념일로 정한 것입니다.



 과감한 설비투자, 세계 3대 조선소로 도약하다

1990년대 초반까지 삼성중공업은 유조선, 벌크선 등을 건조하는 중형 조선소에 불과했습니다. 연간 건조능력은 약 12척, 60만GT에 불과했죠.

하지만, 1994년 10월 삼성중공업은 길이 640m, 폭 97.5m, 깊이는 12.7m로 세계 최대 규모인 제3도크를 건설하였고, 이를 통해 연간 건조능력 30척, 180만GT의 세계 3대 조선소로 부상했습니다.

▶ 제3도크는 창립 제20주년 기념일에 맞춰 준공되었습니다.



3도크 건설로 삼성중공업은 ▲원가 경쟁력을 10% 제고하고 ▲건조 선박을 다양화함으로써 드릴십, LNG선, FPSO 등 고부가가치선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설비 확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조선시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조선대국 일본을 추월한다는 목표 아래 진행된 것입니다.

당시, 세계 최대의 조선국이었던 일본은 생산인력 노령화와 엔高로 경쟁력을 잃고, 80년대 이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건조 능력을 축소하고 있던 상황. 한국 조선업계에 있어서는 당시가 과감한 설비확장을 통해 일본을 추월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던 것이죠.

▶ 오늘날 제3도크의 모습. 도크 안에는 초대형 선박들이 건조되고 있습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3도크 건설 이후 LNG선, 드립십, 여객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그 결과 1996년 8월에 LNG선, 1996년 10월에는 드릴십, 1998년 10월에 여객선을 처음으로 수주하였습니다.

특히, 드릴십의 경우 1호선 건조를 완료한 1998년에 세계 발주량의 절반을 수주하며 이 분야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였습니다.



 공법혁신, 세계 최초로 물 위에서 선박을 건조하다

2002년 1월 12일은 삼성중공업이 세계 조선사에 한 획을 그은 날입니다. 그 동안 선박 수리용으로만 사용해 온 플로팅도크(Floating Dock)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데 성공한 것이죠.

물결치는 바다 위에서 그것도 단 10개의 블록을 이어 붙여 한 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메가블록공법을 이용한 플로팅도크에서의 선박 건조는 전세계를 통틀어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시도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드라이 도크(Dry Dock)에서는 100여 개의 블록으로 배를 만들지만, 삼성중공업은 기존의 블록보다 5~6배 큰 2,500톤 이상의 초대형 블록을 3,000톤급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도크에 탑재하는 메가블록(MegaBlock)공법이라는 신공법을 개발한 것입니다.

이 공법의 도입으로 삼성중공업은 3개월 정도 걸리던 도크 내 건조기간을 1.5개월 이내로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플로팅도크에 해상크레인으로 메가블록을 탑재하고 있는 모습


또한, 삼성중공업은 메가블록에서 진일보한 기가블록공법을 개발한 데 이어, 2007년 10월에는 단 2개의 초대형 블록을 결합해 한 척의 선박을 완성하는 테라블록공법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답니다.

이와 같이 삼성중공업은 메가공법, 기가공법에 이어 다시 테라공법으로 세계 조선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30척에 불과하던 연간 선박 건조량을 오늘날 60척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